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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마지막 밤 I 절벽

    그러지 않으면, 당장이라도 저것이 나를 잡아먹을 것이라는 듯, 운은 고개를 돌려 그것을 바라보았다. 그것이 움직였다. 가래침이 뺨에 튀기듯 끈적한 것이 스치고, 그와는 모순되게 달콤한 향이 코를 찔렀다. 취할 듯 머리가 아프다. 그제야 그것 너머로 금앵과 덕례가 보였다. 아까와는 달리 심히 당황한 표정이었다. 그들의 눈에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지? 나도 모르는 사이 멍하니 지내고, 그들도 모르는 사이 길을 헤매고, 소리를 지르고, 나만 무언가를 보는 양 행동하는 지금.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있나.

   “..,”

   행동하지 않으면 나는 죽는다.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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