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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신의 노여움 I 제물?

    “신? 그건 신이 아니잖습니까.”

    금앵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조금은 떨리지만 여전히 우아한 목소리. 덕례의 것이었다. 덕례는 고개를 뻣뻣하게 들며 운과 나를 바라보았다. 일주일 내내 이름 한 번 알려주지 않던, 알 수 없는 이 탓에 머리가 산발이 되었지만 여전히 기품을 유지하는 덕례는 숨을 몇 번 고르고는 몸을 일으켰다.

    “방 안이 덜덜 거리길래 이 근방을 둘러보았습니다. 그러더니, 아이들의 장난감이며, 자장가가 적힌 악보같은 것들이 있던데, 당신이 말하는 신은 아이인가요?”

    덕례는 그리 말하고는 머리채를 잡던 이름 모를 이를 노려보았다. 그것도 잠시였다. 그는 무언가 결의라도 한 듯, 운을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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