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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룻배에 내리자마자 안내인들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나를 안내해주었다. 검은 옷에 갓, 갓에는 가림막 같은 것이 붙어 있어 그들의 얼굴이 보이지 않아, 의중을 알 수 없었다. 마치 이야기로만 들어온 저승사자를 보는 것 같아 꺼림칙하기도 했다. 나으리가 이곳에 있었다면 좋았을 것을. 주위를 둘러보니 다른 이들도 선뜻 나서는 분위기는 아닌지라, 그들 몰래 짧게 한숨을 지었다.
“먼 길 오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몇백 걸음 되지 않아 눈에 들어온 것은 한 저택이었다. 아버지가 보았다면 부러운 나머지 혀를 찼을 저택이다. 나으리와 결혼했다면 이런 집을 살았을 테고, 그것을 제외하면 큰 생각이 들지 않았다. 칙칙한 사용인에, 칙칙한 분위기, 이런 곳에서 살고 싶은 여인이 있을까. 생각을 마친 뒤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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