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그 건너편에 앉아있던 사람이 입을 열었다. 아씨와는 달리 꾀죄죄한 꼴이 자신의 신분을 알리는 것 같았지만, 그 말투처럼 이곳에서는 신분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다. 좋은 곳에서 태어났든, 그러지 않든,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나는 금앵이다. 다 뒤질 거, 서로 이름이라도 알아주면 좋잖냐.”
“아, 저는 향단이라고 해요! 그리고 당신은...”
이 상황에서도 말이 없는 사람을 바라보았다. 얼굴을 보여준 적은 있나? 아까 전의 저승사자들처럼 말없이 우리를 응시하는 듯, 응시하지 않는 자는 흰 소복을 제외하고는 전부 음침하게만 느껴졌다.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