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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백의 민족
신은 절망스러우리만치 평등했고, 평등은 허무한 결말을 야기했다. 적어도 그곳에 있던 자들은 그리 생각했을 터다.
섬에 가는 이들을 축하하며, 죽음을 환대하고, 자신들의 안녕을 빌던 이들은 붉은 섬에 떠밀려갔다. 적어도 제물들은 그것을 바랐다. 매 순간 영혼은 죽음을 맞이하고, 새로이 태어나며, 같은 운명을 반복했다. 죽은 자들의 섬이라 여기던 것은 섬이 아니었으며, 하나의 대륙으로 뻗었음에도 섬이라 불리었다. 독립적인 존재여야 배척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하얗다고 생각하면서, 같은 붉은 것을 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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