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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모습으로 나를 무시할 수 있을 리가. 혹 나으리를 만날까, 다른 사람에게 책잡히기 싫어 최대한 깔끔한 모습으로 이곳에 당도했다. 그런데, 그 꼴로 이 나를, 감히.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감정을 가라앉힐 수가 없었다. 당장이라도, 저 년의 면상에 손찌검을 하고 싶었지만, 자신은 귀한 사람이었다. 진정하자, 진정해.

    “덕례란다. 그러는 너는 신분이 미천해서 말을 함부로 하니?”

   이리 말하니 눈앞의 것의 표정이 삽시간에 굳어졌다. 뭐라고? 그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래. 부러워하고, 미련하게 굴고, 열등감에 빠지거라. 이게 이치다. 아무리 돈벼락 아래로 굴러 떨어진다 해도 신분은 바뀌지 않는다. 사람의 속내는 어차피 모두 다 똑같으므로. 양반 체통을 지키다 자멸한 나의 아버지처럼. 차이라면 감정을 더욱 음산하게 표현하느냐, 표현하지 않느냐의 차이지.

   “식사할 시간입니다. 손님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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