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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먹구름 낀 미궁 I 금앵

    온지 얼마나 되었다고 하늘이 어두컴컴했다. 곧 비가 내릴 예정인지, 먹구름 같은 것이 꿈틀꿈틀 움직인다. 비가 쏟아지면 배를 타고 나갈 수도 없게 되려나. 헛생각을 하는 사이 금앵은 의외로 멀리 나가지 않았었다. 나는 다급히 손을 뻗어 금앵의 옷자락을 잡았다.

   “뭐야!”

   금앵은 내 손을 뿌리치며 언성을 높였다. 나는 곧장 몸을 움츠리며 금앵을 응시했다. 반나절도 보지 못 한 상대지만, 이 아이는 어째선지 덕례처럼 안색이 파리해진 채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너였냐? 답답하게 서 있더만. 거기 있지 왜 나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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