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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내 받은 방은 으리으리한 저택에 걸맞는 커다란 방이었다. 운은 나, 정확히는 우리에게 이곳에서 같이 지내면 된다는 말과 함께 문을 닫았다. 으리으리한 저택도 창호지를 쓰는 구나. 시답잖은 생각을 하며 일행들을 쳐다보았다. 일행이라고 해도 오늘 처음 본 사람들이지만, 같은 운명을 걷게 된 사람들이다. 먼저 인사를 하면 좋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우리가 인사할 사이더냐.”

   가장 먼저 입을 연 것은 누가 봐도 떼깔 고운 한복을 입은 아씨였다. 어쩜 목소리도 고울까. 생각도 잠시, 새침스런 얼굴처럼 새침스런 목소리로 그녀는 고개를 돌리며 구석 자리에 앉았다. 그녀와 시선이 잠시 닿았을까. 잠시 닿은 것도 헛것 본 것처럼 엇물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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